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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돈의 심리학 요약(4): 행운과 리스크

by 크레센또 2026. 9. 24.

돈의 심리학 책 표지
돈의 심리학 / 모건 하우절 지음 / 이지연 옮김 / 출판사 인플루엔셜


행운(리스크)

 투자의 세계에서 잘 알려진 사람들은 시장을 바라보는 각자의 모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계란', '하워드 막스의 시계추', 소로스의 재귀이론, 다모다란의 '기업 생애주기' 등 이들의 모형들은 공통적으로 어떤 주기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불확실하고 불완전한 시장이나 기업 환경이라 하더라도 크게 보면 주기나 사이클의 형태를 보이며 완전히 동일한 패턴일 수는 없겠지만 반복되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 반복되는 주기에서 정확한 시점(마켓 타이밍)이나 정확한 지점(고점, 저점)을 알기는 힘들어도 현재 시장이 어느 국면을 지나가는지, 어느 기업이 생애주기의 어느 구간에 있고 어떤 발달 과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기대 수준을 조정하는 것은 충분히 시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이 과정을 잘 수행할 수 있다면 리스크를 조절하면서 운이 내편이 될 때까지 충분히 견디거나 대응할 수 있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테니까요.

 또한 운을 내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행 횟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시행 횟수를 늘린다는 것은 지속 가능한 게임을 계속해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투자를 단 한 번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게임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기댓값이 플러스인 작은 게임을 아주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각각의 개별적인 투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이나 수익에 대해 과민 반응(공포, 탐욕)하는 것을 약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축을 늘리거나,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것 또한 파멸을 피하면서 지속 가능한 투자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게임에서 이기겠다는 것이 아닌 확률론적으로 리스크를 조절하며 '적당히 합리적인' 작은 행동을 지속하겠다는 것, 그리고 수익은 그 뒤에 결과로 따라온다는 것이 운을 맞이하는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장.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부터가 리스크일까 (ruck & risk)

"우리는 2006년  야후의 10억 달러 매수 제안을 거절한 마크 저커버그를 천재라고 칭찬한다. 미래를 내다보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고 말이다. 그러나 반대로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형 인수 제안을 거절한 야후는 열렬하게 비난한다. "바보들아 팔 수 있을 때 팔고 나왔어야지!" 여기서 기업가들은 어떤 교훈을 배워야 할까?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리스크와 행운을 정확히 집어내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특정 개인을 연구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우리가 억만장자, CEO 혹은 뉴스를 장악한 엄청난 실패 사례처럼 극단적인 경우를 연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사례는 그 복잡성을 감안하면 다른 상황에는 적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결과가 극단적일수록 거기서 얻은 교훈을 나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런 결과는 극단적인 행운이나 리스크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야후와 페이스북의 사례를 보고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두 사례를 각각 따로 놓고 보면 야후는 판단 미스였고 페이스북은 기가 막힌 판단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그러나 두 사례를 동시에 보면 각각에 사례에 대한 평가는 그 결과를 보고 과정에 대해 성급하게 평가한 것이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인수 여부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점칠 수 없으며 그 사이에는 수많은 변수나 운이 작용한 것일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과에 기반하여 과정에 대해 평가하면 인지적 편안함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잘못된 교훈을 얻을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특히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부터가 리스크인지 알기 어렵다면 더욱 그리할 것이지요. 그래서 야후의 실패나 페이스북의 공과 같은 극단적인 사례와 같이 극단적인 운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적은 사례로부터 교훈을 얻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껄"이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이 가격에 팔 걸", "여기서 살 걸" 혹은 "그냥 가만히 있을 걸"과 같은 말들일 것입니다. 이런 말들은 결과론적이고 사후적인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과를 미리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잃더라도 사는 것이 최선일 때가 있을 것이고 설령 주가가 더 오르더라도 파는 것이 최선일 때가 있을 것입니다. 만약 투자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자산에 대한 노출이 크다면 결과는 알 수 없더라도 현금 비중을 늘리거나 변동성이 적은 자산으로 로테이션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설령 결과가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더라도 그 결과로부터 과정이 틀렸다는 성급한 교훈은 얻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리스크 관리가 다음번, 혹은 다다음번에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파멸을 막아줄 수 있는 행동이라면 설령 틀리더라도 기꺼이 해야 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큰 성공에 대해 부러워하되, 교훈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리스크를 크게 걸었지만 운 그보다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니까요.

 

5장. 부자가 될 것인가 부자로 남을 것인가 (getting wealthy vs. staying wealthy)

"돈 문제에 있어 '생존'이라는 사고방식이 그토록 중요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당연한 이유다. 아무리 큰 이익도 전멸을 감수할 만한 가치는 없다. 두 번째 이유는 앞에서 본 것처럼 복리의 수학적 원리가 직관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복리의 원리가 빛을 발하려면 자산이 불어날 수 있게 오랜 세월을 허락해야 한다. 복리는 마치 참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1년 키워서는 별로 자란 것 같지가 않다. 그러나 10년이면 의미 있는 차이가 생길 수 있고, 50년이면 대단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그 대단한 성장을 이루고 지켜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겪게 되는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오르막, 내리막을 견디고 살아남아야 한다."

 

 투자에 왕도가 있느냐고 물어보면 어러 가지 의견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자로 남는 방법을 묻는다면 파멸을 피하고 운이 내 편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것 하나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투자 목적이나 기간, 개인의 성향이나 생애주기에 따라 투자 리스크를 높게 가져갈 수도 있고 적게 가져갈 수 있지만 일이 틀어질 경우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의 파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지속 가능한 투자를 하는 와중에 시행 횟수를 늘리면서 기회나 운을 기다릴 수 있을 테니까요.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처럼 사람의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것이 어쩌면 기회나 운을 대하는 좋은 태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것은 헛된 희망을 품고 감나무 아래에서 입만 벌리고 있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결과를 기다리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Buy and Pray'란 단순히 '기도 메타'가 아니라 진인사대천명의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1장. 적당히 합리적인 게 나을까 철저히 이성적인 게 좋을까 (reasonable > rational)

"금융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냉철하게 이성적이려고 하지 마라. 그냥 '꽤 적당히 합리적인' 것을 목표로 삼아라. 이게 더 현실적이며 장기적으로 고수할 확률이 크다."

"연구자들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바람에 젊을 때 쫄딱 망하더라도(2대 1 전략을 사용할 경우 50%만 하락해도 빈털터리가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더 많은 돈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망한 그다음 날부터 다시 정신을 차리고, 계획대로 2대 1 전략을 사용하는 계좌에 계속 적립금을 늘리면 된다는 것이다."

"내 전략이나 내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어서 형편이 안 좋을 때 해당 전략이나 주식을 쉽게 포기해 버린다면, 겉으로는 이성적으로 보이는 성향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반면에 자신의 전략을 사랑하는 적당히 합리적인 투자자는 그 전략이 엄밀히 보면 불완전하다고 해도 오히려 우위에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그 불완전한 전략을 계속 고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 투자에 있어 철저하게 이성적인 것과 적당히 합리적인 것 중 어느 것이 좋을까요. 언뜻 보면 철저하게 이성적인 것이 결과가 좋고 후회의 가능성을 낮출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합니다. 수많은 변수와 팩터들을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믿을수록 '통제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합니다.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모델의 숫자를 조절하는 것으로 미래의 주가를 시나리오에 따라 추정해 보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자칫 그 정밀함 때문에 미래의 주가의 흐름을 완전히 파악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비합리적인 믿음이 자신도 모르게 강화될 수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고 합니다. 만일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결과가 빗나간다면 그러한 믿음이 컸던 만큼 자책감과 무력감도 극대화되어 충동적인 매매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적당히 합리적인 것'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동전 던지기 게임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같고 앞면이 나오면 200의 이익을 얻고, 뒤면이 나오면 100의 손실을 입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만약 손실을 극도로 싫어해서 100의 손실을 200 손실로 여기는 사람이라면 이 게임을 해야 할까요? 이 경우 기댓값은 0이기 때문에 이 게임을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동전 던지기를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손실에 대한 가중치를 2배로 높여도 이 게임을 두 번 하는 경우 기댓값은 50, 세 번 하는 경우 기댓값은 112.5가 됩니다. 여러 번의 게임을 하나로 묶을수록 기댓값이 점점 커지기 때문에 손실 회피 성향이 강하더라도 이 게임은 상당히 합리적인 게임이 됩니다. 하지만 게임을 엄밀하게 하나씩만 떼어 놓고 생각하면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게임이 되어버립니다. 작은 것 하나하나 철저하게 완벽하려는 것보다 넓은 시야로 약간의 불완전함을 허용하고 적당히 합리적인 것이 오히려 유용해 보입니다.

 

12장.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마련이다(surprise!)

"경제나 투자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똑똑한 행동이다. 역사는 기대치를 조정하게 도와주며, 사람들이 어디서 잘 틀리는지 연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어떤 것이 효과가 있을지 개략적인 가이드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떻게 보더라도 역사는 미래의 지도가 될 수 없다."

"돈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동인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스스로 믿고 있는 이야기, 그리고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개인의 선호다. 이런 요소들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문화와 세대에 따라 변한다. 항상 바뀌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특정한 사건을 겪어보았다고 해서 반드시 다음번에 일어날 일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경험을 통해 예측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감이 넘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어떤 계획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을 때 그 계획이나 프로젝트의 진행이나 결과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이거나 안일한 태도를 가지기 쉽습니다. 이를 '계획 오류'라고 부르는데 최상의 시나리오와 가까운 쪽으로 예측이 기울거나, 비슷한 계획이나 프로젝트의 통계치를 참고했다면 진행률이나 성공 여부 등에 대한 더 나은 예측을 할 수 있었을 때를 말합니다.

 과거의 데이터나 통계는 그래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통계는 기준치가 되어주며, 나의 예측이 기준치와 크게 벌어졌을 때, 그럴만한 이유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해 주고 예측치를 기준치 쪽으로 조정하도록 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증시에서 자주 회자되는 격언 중 하나가 존 템플턴의 '투자에서 가장 비싼 네 단어는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다.'인 것 같습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뉴 노멀'이라는 들릴 때가 있습니다.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금리가 빠르게 내려오고 증시가 빠르게 자금이 들어오면서 주식의 대표적인 가격지표인 PER, PBR로는 주가가 설명이 안되었는지 '유망 종목들'에 PDR(꿈 대비 주가 비율)이라는 다소 신박한 개념까지 들려왔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 유가의 상승과 공급망 우려, 자산효과와 정부의 재정지출, 이번에는 다르다는 낙관론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확산되고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증시가 하락 국면으로 들어갔고 동시에 뉴 노멀이나 PDR과 같은 말은 쏙 들어갔습니다. 증시가 과열을 향해 가고 있을 때, 이번에는 다르다며 무리하게 뛰어들었다면 자칫 큰 비용을 치를 가능성이 컸을 것입니다.

 하지만 템플턴도 20%의 경우에는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 맞다고 인정했다고 합니다. 세상은 분명 변하고 그 적은 수의 변화가 역사적인 분기점이나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제로 금리 시대에서 중금리 시대로, 세계화에서 탈 세계화로의 변화는 비교적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의 발전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빠르게 변화를 불러오고 있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파괴적 혁신'을 우려하는 지점까지 왔다고 합니다. 과거의 역사가 미래의 지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이번에는 정말로 다른 그 20%가 미래에 대해 다르게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통계나 확률적 사고가 도움이 되겠지만 세상의 흐름에 관심을 갖고 진짜로 다를 그 '20%'가 줄 수 있는 기회나 운을 놓치지 않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