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미국의 투자자 하워드 막스는 [투자에 대한 생각](the most important thing)에서 '2차적 사고'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합니다. 우리가 투자를 할 때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는 것은 패시브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달성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례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언가 달라야 한다고 합니다. 하워드 막스는 바로 '2차적 사고'를 통한 남다른 생각이 이례적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단, 정확한 판단 하에 남다른 예측을 했을 때, 이례적인 성과가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남다른 예측을 정확하게 하며 실천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2차적 사고라는 것은 인지적인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지만,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연습하고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부분에 해당할 것입니다.
2차적 사고는 1차적인 사고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종목의 주가가 상당 기간 견조하게 오른다면 그것을 보고 그 주식을 좋은 주식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주가를 뒷받침하는 개별 종목의 내러티브나 실적, 혹은 매크로나 지정학적 이슈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이지는 않은지 다시 질문하며 시장을 주시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비록 2차적 사고가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해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비해 훨씬 쉬운 일이라고 합니다. 하워드 막스는 순환하는 주기 속에서 '시장의 온도를 측정'하여 우리가 현재 서있는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여 주기의 양극단(고점 부근, 저점 부근)에서 다수가 하는 실수에 동참하지 말고 적절히 행동을 조절할 것을 강조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생각이란 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관리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관점이나 태도입니다. 특히 투자에 뛰어든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에게 '다수가 하는 실수'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여줄 생각의 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차적 사고와 함께 아래의 돈의 심리학이 제공하는 생각을 염두에 둔다면 분명 큰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투자라는 '패자의 게임'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6장.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Tails, you win)
"롱테일의 수학적 원리를 이해한다 해도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절반을 틀려도 여전히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은 직관적으로 잘 와닿지 않는다."
"언젠가 j.p. 모건 asset management에서 러셀 30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1980년 이후 수익률 분포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 기간 동안 러셀 3000 구성 주식 중 40%가 70% 이상의 시가총액을 상실하고 다시는 회복하지 못했다. 사실상 러셀 3000 지수의 수익률 거의 전부는 구성 기업들 중 2 표준편차 이상의 좋은 성과를 낸 7%로부터 나왔다."
"201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워런 버핏이 말하길, 자신은 평생 400곳에서 500곳의 주식을 보유했지만 대부분의 돈을 벌어준 것은 그중 10곳이라고 했다. 찰리 멍거가 이어 이렇게 말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 투자 사례 몇몇을 제하면 장기실적은 거의 평균에 가깝습니다."
종목 선택의 절반이 실패해도 여전히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아마 그 비밀은 손익비에 있을 것입니다. 러셀 3000 지수의 사례를 보았을 때, 절반 이하의 소수의 종목의 수익이 나머지 종목이 초래한 손실을 채우고도 포트폴리오의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즉 손익비가 높은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때, 그들 중 절반 이상이 예기치 못한 손실을 내더라도 나머지 손익비 좋은 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을 끌고 가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물론 손익비라는 것을 정확하게 잴 수는 없겠지만 펀더멘탈이 좋은 기업들을 적당한 가격에 매입한 포트폴리오라면 손익비가 어느 정도 나오는 구성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13장. 안전마진(room for error)
"벤저민 그레이엄은 '안전마진'이라는 개념으로 유명하다. 이에 관해서는 그가 수학적으로 구구절절 설명해 놓기도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설명은 그가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론을 한마디로 요약한 부분이다. 그는 "안전마진의 목적은 예측을 불필요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자산가치가 30% 하락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가? 스프레드시트상에서는 그럴지 모른다. 실제로 지불할 금액을 다 지불하고 현금흐름을 플러스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어떨까? 자산 가치의 30% 하락이 우리의 정신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과소평가하기 쉽다."
"러시안 룰렛을 할 때 확률은 우리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러시안룰렛의 불리한 결과는 유리할 때 생길 수 있는 결과를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없다."
만약 5%의 확률로 크게 손실을 입을 수 있고 95%의 확률은 긍정적일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대니얼 카너먼의 전망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5%라는 작은 확률에 초점을 맞추고 리스크를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더욱 회피한다고 합니다. 위험에 대해 너무 걱정하는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보험을 과하게 드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위험이 러시안 룰렛과 같이 되돌릴 수 없고 복구나 재기가 불가능한 수준의 위험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한 게임에는 처음부터 발을 들이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행동일 것입니다. 그런데 투자 경험이 부족할수록 우리는 스스로가 참여하고 있는 게임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러시안 룰렛과 같이 파국적인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투자가 아닐지라도, 내가 투자하고 대상이나 시장의 최대 낙폭이나 변동성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투자 규모나 기간, 목적에 맞는 성격의 대상인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투자 자산의 변동성이나 자신의 투자 목적, 기간에 대한 고려가 없는 투자라면 처음에는 내가 감내할 수 있는 투자처럼 보였을지라도 훗 날 일이 틀어졌을 때, 나의 정신과 실질적인 형편이 생각보다 크게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심지어는 손실 범위가 예측 가능했고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했더라도 막상 그런 손실이 발생하면 만감이 교차하면서 막상 기회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자신감은 사라지고 부화뇌동하기 쉬울 것입니다. 안전마진이 필요한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나의 멘탈에 대해 과대평가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
15장. 보이지 않는 가격표(nothing's free)
"2018년까지 50년 동안 S&P500 지수는 119배가 올랐다. 당신은 그냥 뒷짐 지고 앉아서 돈이 불어나도록 내버려 두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성공적인 투자 역시 밖에서 볼 때는 쉬워 보이는 법이다...(생략)... 하지만 눈앞에서 주식가격이 붕괴하고 있을 때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버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가?"
"모닝스타에 따르면 이 시기에 112개의 전략적 뮤추얼 펀드가 있었는데, 단순한 주식60-채권40 비율의 펀드보다 위험조정 수익률이 더 좋은 펀드는 9개에 불과했다. 전략적 펀드 중에서 고점 대비 최대 하락 비율이 가만히 내버려 둔 인덱스 펀드보다 더 작은 경우는 1/4도 되지 않는다. 모닝스타는 "몇몇 예외가 있기는 했으나 (전략적 펀드들은) 수익은 적고 변동성은 더 컸거나, 가격 하락 리스크의 영향을 (인덱스 펀드와) 비슷하게 받았다."라고 밝혔다.
"배당금을 포함하면 1950년에서 2019년까지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의 수익률은 연간 11퍼센트 정도였다. 훌륭한 수치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성공의 대가는 지독하리만치 비쌌다. 위의 표에서 음영으로 표시된 부분은 전 고점보다 최소 5퍼센트 이상 낮았던 시기다."

15장 '보이지 않는 가격표'에서는 성공을 위해서 지불해야 하지만 보이지 않기에 놓치기 쉬운 것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보이지 않는 성격 때문에 수익을 위해서 치러야 할 대가를 '스프레드시트상의 변동'으로만 여기거나 계산 항목에서 제외하기 쉽고 그 결과 안전마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변동성이 높아지거나 투자 리스크가 높아진다면 보수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것이 좋겠으나 모든 위험을 정확하게 피해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정확함을 추구한 만큼 정확하게 틀릴 수가 있습니다. 모닝스타가 추적한 전략적 뮤추얼 펀드들의 성적을 보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 대비 수익이 인덱스 펀드보다 더 나은 경우는 적었다고 합니다. 이는 통상적인 변동성을 상수로 보면서 '보이지 않는 가격'을 충분히 지불하려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전략적으로 리스크를 피하려는 것보다 확률적으로 변동성 대비 수익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고점대비 5프로 이상 낮았던 시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우리 계좌의 고점을 원금으로 생각한다면 고점 대비 5프로 이상 낮은 기간이 대부분일 것이고, 이 대부분의 기간은 심리적으로 손실을 느끼는 기간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간에서 '손실'을 경험한다고 해도 실제로 증시가 하락 국면이었던 구간은 그 보다 훨씬 적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8장. 간절하면 믿게 되는 법이죠(when you'll believe anything)
- 스토리가 좌우하는 세상에서 개인이 돈을 관리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 두 가지가 있다. -
1. 무언가가 사실이기를 간절히 바랄수록 그게 사실일 확률을 과대평가하는 스토리를 믿을 가능성이 커진다.
"인생에는 우리가 사실이길 간절히 바라기 때문에 사실이라 믿는 것들이 많이 있다. 나는 그런 것들을 '매력적인 허구'라고 부른다."
2. 세상에 대한 관점은 누구나 불완전하다. 우리는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 필요를 충족시켜 주겠다고 약속하는, 권위 있게 들리는 사람들에게 의지한다."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불안을 느끼면 느낄수록 구루(Guru)들의 음성이나 전문가들의 시장 상황에 대한 의견을 항상 귀를 기울이는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불안이라는 상태는 우리를 심리적으로 무언가를 필요 이상으로 신뢰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환상이나 음모론에 가까운 이야기들에까지 귀를 기울이고 인지적 공백을 매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금융 의사결정은 '매력적인 허구'가 작동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합니다. 정보가 제한적이고 걸려있는 것이 중대할 때 우리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 들기 쉬울 것입니다. 일기예보에 대해서는 비판적이고 분별 있게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도 걸려있는 것이 많은 금융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자신의 포지션을 지지하는 이야기에는 무한 신뢰에 빠지기 쉬운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이런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몰빵 투자'나 '쏠림'을 경계하고 과도한 레버리지나 인버스와 같은 과도한 방향성에 치우치지 않는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매력적인 허구에 대해 불필요한 신뢰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